남편이 여행 중이다. 회사의 직원들과 여행계를 만들어서 일 년에 한두 번은 해외여행을 간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흔쾌히 다녀오라고 말해주고, 많지는 않아도 용돈도 챙겨 주었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남편은 여행 사진과 함께 간단한 안부 문자를 보내온다. 눈앞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사진으로 얼굴을 보니 몇 년 사이에 부쩍 늙었다. 얼마 전 협심증으로 병원 신세를 져서 그런지 더욱 안쓰럽게 보인다. 활짝 웃으면 보기 좋을 텐데... .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마음이 덜 좋다. 좋아하는 여행 중인데 왜 표정이 밝지 않냐고 물으니, 대답이 애매했는지 아무 말이 없다. 남편의 얼굴에는 우리가 함께 걸어온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나 보인다.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던가. 젊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