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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이 행운으로 바뀌는 감사의 가치

불행이라 여겼던 순간들이 감사한 순간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곤 한다."수리비는 18만 2천 원 정도 나오겠습니다.""네에? 아니 그렇게나 많이….""수리 맡기시겠어요?""... . 달리 방법이 없는 거죠?""네. 없습니다. 맡기시겠다면 부품 있나 봐 드릴게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 부품이 없을 수도 있다는 건가? 생각도 하기 싫다." 네. 수리해 주세요. 아. 배터리도 이상 있나 봐주세요. 충전하면 하루가 채 못 가요." 평범한 금요일이지만 기분은 벌써 주말이었다. 코끝은 시리고, 해야 할 업무는 많았지만,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콧노래까지 부르며 출근을 서둘렀다. '설마 늦은 건 아니겠지!' 휴대전화 시간을 들여다본 순간. 붕! 날랐다가 곤두박질했다. 주차장의 턱선을 못 본 것이다. 맨땅에 엎드..

일상. 에세이 2024.12.21

내가 매일 충실하게 하는 것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삶의 중심을 나에게 두면서부터 매일 걷고, 읽고, 쓴다. 직장인이자 가정주부지만 시간 탓하는 못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일과 가정도 소중하고, 나의 성장 발전도 중요하기에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단 몇 줄이라도 읽고, 한 줄이라도 적을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책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문이며, 그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 얻어지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이어졌다. 감정이나 생각을 쓰고 싶어지는 것은 물이 흐르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다. 도서 후기를 주로 쓰던 내가 일상의 생각과 경험을 쓰기 시작했다. 단순한 기록 작업이 아니었다.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과정이었다. 따라서 독서와 글쓰기는 나를..

일상. 에세이 2024.10.26

어머님의 시계

"어머님! 아버님과는 어떻게 결혼하게 되신 거예요?" "아. 집에서 정해준 남자라서 얼굴도 안 보고 시집을 왔지. 그땐 다 그랬어." "처음 아버님 얼굴 보고 어떠셨어요?" "얼굴 뜯어볼 정신도 없었다. 식구는 많은데 먹을 건 없고. 보따리를 몇 번이나 쌌는지 모른다." 아버님과 살던 시골 집을 평생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어머니가 이젠 서울 사람이 되었다.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일 잘하시는 어머님이 이젠 침대와 거실 외에는 갈 곳이 없는 사람이 돼버렸다. "어머님 피부가 맑아지셨어요. 시골에 산 적도 없는 분 같아요." 너스레를 떨었다. "어서 가야지" 하며 남은 삶에 미련이 없다신다. 어머님 좋아 하실 만한 이야기를 이리저리 궁리해본다. 살아 생전 세 끼 따뜻한 밥을 하게 만들었다는 시 아버님 얘기를 꺼..

일상. 에세이 2024.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