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땐 쓰고 싶은 것이 많았다. 일기와 글쓰기를 구분 못 할 만큼 우매했지만,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 같았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쓰기로 했다. 성장할 때의 결핍은 나의 약점이었다. 엄마와 딸 사이는 애틋하기 마련이라지만 사춘기 시절 우리 사이는 다정하지 못했다. 마음을 읽어 주지 않는 엄마에게 늘 불만을 달고 살았고, 미움이 있었다. 철이 들면서 엄마를 조금씩 이해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자식 여럿을 키우다 보면 손이 가지 않는 자식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 앞가림 잘해서 신경을 덜 쓴 걸 거야.'라고 자신을 스스로 위로했다. 언젠가는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감정을 털어내고 홀가분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삶은 예단이 안 된다. 마음의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