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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면 그리운 아버지

아버지의 기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어찌 12월 한겨울에 떠났을까. 아버지와의 첫 추억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느 추운 겨울이었다. 그날은 여느 날처럼 동네 골목이 시끌벅적했다. 언니 오빠들 틈에 끼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해가 지자, 날은 더 추워졌다. 골목 저만치서 아버지가 걸어오셨다. 손에 든 큼지막한 과자 상자가 보였고 그것이 아버지보다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태어나 처음으로 구경한 오리온 초코파이였다. 당시에는 파란색 상자에 갈색 빵의 그림이 있었고 상자 크기도 꽤 컸다. 아이들의 눈이 일제히 과자 상자에 쏠렸다. 일순간에 조용해진 골목 안이었다. 언니 오빠를 지나서 내게 걸어오던 아버지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 내 품에 떡하니 안긴 과자 상자 덕분에 한동안 우쭐했다. 오빠도 언니도..

일상. 에세이 2024.12.10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

크리스마스트리를 홀린 듯 보고 있었다. 한 아이가 내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묻는다. 어른도 산타 선물을 받는다고 믿는 모양이다. "행복을 받고 싶단다."라고 대답하자 아이는"산타 할아버지는 그런 건 안 줘요."라고 말한다."정말? 난 꼭 받고 싶은데.""내가 대신 줄게요. 자요!" 하며 가슴에 손을 대며 주는 시늉을 한다. 행복을 받고 싶다는 내 말에 딸 유이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그 엄마에 그 딸이었구나!' 인제야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해마다 진땀이 났다."산타 할아버지께 뭐 받고 싶니?" 하고 서너 살 유이에게 물으면 '별'이라고 대답했다. 귀여워서 웃고 넘겼지만, 진짜로 하늘에 있는 별을 원했다. 다음 해에는 마법 지팡이를 달라고 했다. 장난감이 아닌..

일상. 에세이 202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