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였다. 선생님이 정해준 시간에 맞추어 한밤중에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러 유치원으로 가곤 했다. "허허허" 특유의 웃음소리와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었느냐"라는 말에 잔뜩 겁에 질린 딸아이 얼굴이 또렷이 기억난다. 급하게 갔는지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의 사진이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다. 요즘 산타 할아버지는 굴뚝 대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온다. 007작전처럼 아이 몰래 선물을 숨겨놓고 서프라이즈를 계획한다. 한 달 전부터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착한 어린이만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어른 들의 말을 순수하게 믿으면서 말이다. 막상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면 머리 굵은 녀석은 수염을 만져보기도 하고 모자를 벗어보라고도 하지만, 한참 어린아이는 소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