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되는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잘 되고, 안되는 사람은 용을 써도 안 되는 것 같아." 요즘 지역 재개발 동의서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언니의 말이다. 다음 주말에는 언니의 아들이 결혼한다. 아들 결혼은 안중에도 없는 듯 30년 된 2층짜리 단독주택 집이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느냐에 마느냐에 온통 정신이 가 있다. 아들 결혼이 코앞인데 준비는 잘 돼가냐고 물었다. 하나에서 열까지 당사자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부모는 할 게 없단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3년 전에 언니는 아파트를 청약해서 분양받아 이사했다. 30년 동안 살던 집을 팔지 않고 세를 주고 있다. 그 주택 집에 재개발 바람이 불었다. 골목 하나 차이로 언니의 집이 재개발 지역에서 벗어날 판이었다. 관련 기관을 쫓아다니더니 결국은 자기집도 포함하는 저력을 보였다. 물론 혼자만의 힘은 아니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같이 힘을 합해서 얻어낸 결과였다.
그런 언니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일을 진행하는 추진력과 열정에 내심 놀랐다. 나라면 가능했을지. 나 역시 자산을 늘려보겠다는 심산으로 소위 몸 테크를 하겠다고 결심했었다. 과감하게 내 집을 세입자에게 내주었다. 몸 테크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보다. 투자도 답보 상태이다 보니 슬슬 지쳐간다.
금방이라도 아파트 한 채 더 장만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투자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 그때나 지금이나 투자를 기웃거리고만 있다. 자산도 제자리걸음이다. 엊그제의 청약은 실패다. 그 몇 주 전의 청약도 안 됐다. 점수가 낮아서인지 아직 때가 아닌지... . 언니 말처럼 안 되는 사람은 용을 써도 안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자기 계발하면서 싫어하는 말이 "될 놈 되고 안될 놈 안 된다."이다. 적어도 내 생각은 다르다. "될 놈은 당연히 되고, 안 될 놈도 되게 한다." 가 내가 아는 자기 계발의 사고방식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것이 성장하는 사람들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지 않는가. 성공에는 특별한 비법이 없다. 될 때까지 반복하는 것밖에.
추운 날씨에 집마다 방문하여 동의서를 받는 일이 쉽지 않다고 언니는 말했다. 첫째는 사람 만나기가 어렵고, 둘째는 모두를 위하는 일임에도 개발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거다. 학교 다닐 적부터 행동력이 있었던 언니는 황금 같은 주말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고 대가 없는 봉사를 자진해서 하고 있다. 사람을 만나고 구청을 쫓아다닌다. 힘들어서 나온 한숨과 한탄이지만 결국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글쓰기 수업을 듣겠다고 다짐했었다.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시작을 하려 했지만, 불필요한 생각이 장애물이다. 긴 인생에서 늦은 때가 어디 있으랴 싶어 방향만 잃지 말자 했던 여유가 이젠 게으름이 돼버렸다. '간절한 마음이 가득 차오를 때까지... .'라며 핑계를 대고 있다. 준비된 때란 없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데는 지금이 가장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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