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2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

크리스마스트리를 홀린 듯 보고 있었다. 한 아이가 내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묻는다. 어른도 산타 선물을 받는다고 믿는 모양이다. "행복을 받고 싶단다."라고 대답하자 아이는"산타 할아버지는 그런 건 안 줘요."라고 말한다."정말? 난 꼭 받고 싶은데.""내가 대신 줄게요. 자요!" 하며 가슴에 손을 대며 주는 시늉을 한다. 행복을 받고 싶다는 내 말에 딸 유이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그 엄마에 그 딸이었구나!' 인제야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해마다 진땀이 났다."산타 할아버지께 뭐 받고 싶니?" 하고 서너 살 유이에게 물으면 '별'이라고 대답했다. 귀여워서 웃고 넘겼지만, 진짜로 하늘에 있는 별을 원했다. 다음 해에는 마법 지팡이를 달라고 했다. 장난감이 아닌..

일상. 에세이 2024.12.10

아버지의 선물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따사로운 햇볕 아래 놀이터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물들어 가는 나뭇잎을 손바닥에 올리고 있다. 막 익기 시작한 감나무의 감이 아이들 노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다. 한 아이가 말한다. "저건 감이야!" 옆에 있는 아이가 말을 받는다. "나는 감 먹어봤어!" 그러자 다른 아이가 말한다. "나는 감 밥 먹어봤어! " 아이들의 대화가 천진스럽다. 감 밥이라니. 감을 먹어봤다는 아이에게 더 세게 보이고 싶은가 보다. 문득 친정집 감나무가 떠오른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터만 있다. 사람이 살지 않으면 집은 더 이상 집이 아니다. 마당에 있는 커다란 단감나무만이 푸른 잎과 열매를 맺으며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엄마는 감을 좋아했다. 시골인데도 다른 집과는 달리 우린 감나무가 ..

일상. 에세이 2024.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