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2

포기할 수 없는 사랑

겨울이 시작된 이후로 가장 춥다. 추운 날일수록 식구 생각이 난다. '옷은 따뜻하게 입고 나갔는지.' 밖에서 끼니는 잘 챙겨 먹었는지.'아침에 아무리 바빠도 딸에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 한마디 해줄 걸 그랬다.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하는 성인인데 아직도 품 안의 아이 같기만 하다. 작고 별것 아닌 것에 자꾸 참견이 하고 싶어진다. 퇴근 후 현관에 들어서며 "굿모닝!"이라고 딸에게 인사했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가족의 얼굴을 제대로 보는 건 저녁이다. 아침 시간을 금쪽처럼 여기는 터라 일어나면 할 일이 많다. 일기 쓰고, 시간 가계부를 적고, 책 한두 줄이라도 읽는다. 밤새 어질러 놓은 부엌도 정리한다. 정신없이 출근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보니 저녁이 되어서야 식구의 얼굴을 본다. 낯빛은 어떤지, 오늘 ..

일상. 에세이 2024.11.30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좋은 시작 점이다

나이 듦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1년이 마치 젊은 시절의 하루 같은 느낌이다. 시간이라는 것이 참 이상하다. 같은 24시간인데 어떤 때는 더디게, 어떤 때는 눈 깜박할 사이에 지나간다.연년생 두 아이를 키울 땐 시간이 더디기만 했다. "어서 커라." "시간아, 어서 가라." 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 생각하면 아이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일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었다. 당시의 나는 그저 하루하루 버티기에 급급했다.아이가 다니던 유치원 원장님이 늘 하던 말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은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에요. 돈? 투자? 어디에 해야 할까요? 아이한테 하십시오."그 말을 곧이곧대로 알아들었다. 나란 사람 참 단순하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나의 시간,..

일상. 에세이 2024.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