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2

요즘 다시 도시락을 싼다

딸을 위해 매일 도시락을 싸주던 때가 있었다. 둘째 재이가 편입 준비를 할 때였다. 턱걸이로 들어간 대학에 딸은 마음을 붙이지 못했다. 엄마인 내 처지에서는 반수한다고 할까, 봐 겁이 났다. 4년제에 가준 것만 해도 어디냐! 싶었다. 살살 달래가며 재이가 적응해 주기만을 바랐지만, 불안한 예상은 적중하고 말았다. 고3 때도 싸지 않았던 도시락을 꼬박 1년 동안 쌌고, 죽을 맛이었다. 직장까지 다니고 있던 차여서 더욱 힘들었다. 퇴근길마다 장을 봐야 했고, 집에 와서는 새우를 볶고, 감자를 조리고, 계란말이도 했다. 귀찮고 짜증이 났지만, 내색 못 했다.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았기에 꾸역꾸역 도시락을 쌌던 것 같다. 은근히 사 먹으라고 부추겨도 보았지만 돈 없어서 싫다며 도시락을 고집하기에 ..

일상. 에세이 2024.11.01

진정한 글쓰기는 과정이다.

책은 쓰기와 연결된다. 진정한 독서의 완성은 읽고 나서 생각이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을 끄적이는 일기가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보려 하니 좀 막막하다. 감정이나 경험을 끌어내 글로 표현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나의 모든 순간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일, 또한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내공의 힘이다. 급한 마음 내려놓고, 내 속도에 맞추어 가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완벽보다 완성에 의미를 두자고 마음먹지만 스스로 봐줄 만한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 글쓰기 강의를 들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의 이은대 작가님의 무료 특강을 찾았다. 다행히 퇴근 무렵에 강의가 생각났고, 다른 강의 일정이 있었지만, 양해를 구하고 글쓰기 강의를 우선으로 들었다. 생각났을 때 들어 두지 않으면, 속..

일상. 에세이 2024.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