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5

다이어트의 정석

출근했더니 동료가 우유하나, 두유하나, 그리고 구운 계란을 주어서 고맙게 먹었다. 과자가 눈에 띄어 커피 한잔과 몇개 집어 먹었다. 점심으로 나온 갈비탕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늦은 오후 다른 동료가 곱창을 배달시켜서 배부르게 먹었다. 생각없이 주는대로 너무 먹었다.건강을 생각할 나이다. 몸 곳곳에서 나쁜 신호를 보낸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만성 위염과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다. 이십 대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왔건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건강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나 보다. 갓 서른, 임신 중에 극심한 입덧으로 열 달 동안 잘 먹지 못했었다. 임신 중반이면 입덧이 멈춘다던데 어찌 된 건지 마지막 달까지 음식을 맘껏 먹지 못했다, 아이를 낳은 후부터 그동안 못 먹은 음식의 한이라도 풀듯 먹었던 것 같다. ..

일상. 에세이 2024.12.27

건강 지킬 수 있을 때 지키자

건강검진을 위해 연차를 냈다. 출근 시간보다 더 서둘러서야 예약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국가 건강 검진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에서 2년에 한 번씩 가까운 병원에서 하고 있다. 건강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검진할 시기가 다가오면 괜스레 불안하다. 건강 염려증까지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몸도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것 같다. 꾸준하면서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 않은 지가 꽤 되었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이 잡혀있다고도 자신할 수 없다. 건강에 불안감이 생겼던 이유다. 30분씩 매일 아침 걷는다. 콧잔등에 땀이 살짝 올라올 만큼의 걷기 운동이 내게는 가장 좋은 것 같다. 운동하는 마음으로 걸어서 출근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지각이 걱정될 땐 버스를 탈 때도 있다. 주말엔 출근을 안 하니 당연히 걷는 것을 건너..

일상. 에세이 2024.11.12

이제는 나를 돌보는 시간

오랜 시간 내 삶의 중심을 아이들에게 두었었다. 아이들과 남편의 뒤에 있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왔을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살았다는 생각에 좋기도 하면서 동시에 안쓰럽기도 하다. 열심히 살았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열심히는 살았지만 아끼고 소중하게 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직장인이다 보니 출근 준비 때문이라도 매일 거울을 본다. 오늘 아침에도 예외 없이 거울 앞에 섰다. 예전의 젊고 활기찬 모습은 어디 가고 다 늙은 여자가 노안의 실눈으로 짙어진 기미를 노려보고 있다. 흔들리는 눈동자가 불안해 보인다. 자신을 스스로 돌볼 만큼 삶이 여유롭지 않았다. 이제는 나를 돌볼 시간이다. 어느 날 아이들이 다 컸다고 생각하니 긴장감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일상. 에세이 2024.10.16

아침을 달리는 아이들

일상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매일 특별할 수는 없다. 작은 일에 생각과 감정을 더 하는 소소한 작업이다. 날 것 같은 내용에 부끄럽기도 하지만 용기를 낸다. 쓰기로 했으니 쓴다. 하고자 마음먹은 것을 하려면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마음속에 엄격한 상사 한 명쯤 두어야 한다. 허무할 만큼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니까. 20여 년 가까이 운동했었다. 사회 초년생일 때 직장에서 만난 동료의 다이어트 친구로 시작했지만 정작 본인은 한두 달 만에 그만두고 나는 50 넘어까지 꾸준히 했다. 먹고살기 힘들다며 쓸 돈이 없어도 운동은 했다.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운동비는 나온다. 중간에 몇 달씩 쉰 적도 있지만 꽤 오랜 시간을 건강에 투자한 셈이다. 어느 날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오십견이 찾아..

일상. 에세이 2024.10.10

집 밥과 외식 사이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둘째는 아직도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먼 곳까지 실무교육을 받으러 다니느라 아침 일찍 나가고 어두워져서야 들어온다. 엄마의 퇴근시간인 6시 정시가 되면 전화벨이 울린다. "엄마 배고파 집에 뭐 있어?" 딱히 준비된 음식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번 똑같은 질문을 한다. 퇴근길을 서두르며 약간의 죄책감을 느낀다. 저녁거리가 뭐가 좋을까. 다들 밖에서 먹고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퇴근한다. 나는 집 밥에 진심인 엄마는 아니다. 결혼하고 아이들 키운 지가 몇십 해인데 아직도 살림이 서툴다. 반찬 솜씨가 제자리이고, 집안일이 손에 익숙지 않다. 아무리 직장 일과 병행한다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유독 심한 듯하다. 결혼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다. 남편에게는 친하게 지내는 일곱 명..

일상. 에세이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