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른 첫눈이 내렸다. 나뭇잎 위에 소복소복 올라앉은 눈이 밥공기 같기도 하고, 엄마가 가끔 만들어 주던 하얀 찐빵 같기도 하다. 문득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그땐 국민학교라 불렀다. 눈이 오는 날이면 엄마는 특별한 간식을 만들어 주었다. 팥이 가득 든 찐빵이 그것이다.눈이 많이 오는 날에 엄마가 밀가루를 꺼내면 신이 났다. 반죽이 살짝 질어야 빵이 부드럽다고 엄마는 말했다. 늘어지는 반죽을 손안에 빠르게 가두며 삶은 팥을 넣고 잘도 오므렸다. 아버지는 미리 가마솥에 불을 지펴놓고 물을 끓이며 대기하다가 보자기를 깐 채반에 반죽을 올려놓고 한 김 나게 푹 찌면 완성이다. 모양은 울퉁불퉁했지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찐빵을 호호 불어가며 먹었다.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간식은 눈이 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