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후기를 쓰던 나는 이제 막 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상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는 뜻이다. 엄마는 왜 글을 쓰냐고 딸이 묻는다. 쉽게 대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왜냐하면 수없이 나에게 스스로 했던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머뭇거리는 내게 더 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엄마 글의 정체성은 뭐야? 자신에게 떳떳한 글을 쓰고 있는 거 맞지?” 생각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비워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어수선한 내 삶을 정리하는 것이 곧 비우는 것이라고 느꼈다. 기분이 우울할 때는 청소를 한다. 청소하는 내 모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있어야 할 자리에 물건이 찾아가는 일이 안정감을 주고 기분이 좋다. 신나게 떠들면서 한다.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