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2

시간의 주인으로 살기

늦가을 아침이다. 기온이 싸늘해지니 행동이 굼떠지고 꾀가 난다.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둘째 재이 방에서 알람시계가 목이 터져라 울리는데도 딸은 꿈쩍 않는다. 네 살배기 강아지가 누나의 콧구멍을 핥아도 고개만 피할 뿐 일어날 마음이 없어 보인다. 이럴 땐 벌떡 일어나 무조건 방을 나와야 하는데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왠지 하루가 조금씩 미루어지는 느낌이다. 게으름은 잠시 행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후회로 돌아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딸은 한참을 뭉그적거리다가 실눈을 뜨고 알람시계를 슬쩍 보더니 총알이라도 발사된 듯 벌떡 일어나 앉는다. 그러다가 또 스르르 몸에 힘을 빼고 눕기를 두세 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씻으러 화장실로 간다. 뇌를 깨우고 그제야 하루를 시작한다. 아주 밤늦게까지. 사람은 아침 시..

일상. 에세이 2024.11.13

아침을 달리는 아이들

일상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매일 특별할 수는 없다. 작은 일에 생각과 감정을 더 하는 소소한 작업이다. 날 것 같은 내용에 부끄럽기도 하지만 용기를 낸다. 쓰기로 했으니 쓴다. 하고자 마음먹은 것을 하려면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마음속에 엄격한 상사 한 명쯤 두어야 한다. 허무할 만큼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니까. 20여 년 가까이 운동했었다. 사회 초년생일 때 직장에서 만난 동료의 다이어트 친구로 시작했지만 정작 본인은 한두 달 만에 그만두고 나는 50 넘어까지 꾸준히 했다. 먹고살기 힘들다며 쓸 돈이 없어도 운동은 했다.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운동비는 나온다. 중간에 몇 달씩 쉰 적도 있지만 꽤 오랜 시간을 건강에 투자한 셈이다. 어느 날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오십견이 찾아..

일상. 에세이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