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하루가 생겼다. 계획에 없던 하루라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낼지 설레기도 한다. 직장에서 연차를 냈었는데 의도치 않게 날짜가 바뀌었다. 하루라는 여유가 생겼다. 색다른 하루를 보내볼까? 마음이 솔깃해진다. 요즘 젊은 아가씨들답지 않게 멋 낼 줄 모르는 유이에게 이쁜 털 코트 하나 장만해 주러 쇼핑할까. 아니면 조용한 카페에 가서 따뜻한 대추차와 함께 느긋한 휴식을 만끽해 볼까. 마음만 부푼 걸로 끝났다. 밀린 집안일을 간단히 정리만 하려 했는데 일이 커졌다. 정리하다 보니 버릴 물건들이 끝없이 나온다. 어찌 된 건지 옷은 버렸는데도 마루에 또 한가득 쌓인다. 버려도 버릴 게 생긴다는 건 다시 채웠기 때문이겠지. 사용하지 않는 운동기구들, 입지 않는 옷들, 쓰지 않는 그릇들을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