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2

마음이 담긴 국밥 한 그릇

밤새 끙끙 않았다. 독감 주사를 맞아 둘걸 ... 해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올해는 병원 갈 시간조차 여유롭지 않아 건너뛰었다. 콧물이 쉴 새 없이 흐른다. 휴지를 아예 머리맡에 놓고 잤다. 깊은 잠을 못 자고,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 어제부터 몸이 안 좋았지만, 타이레놀에만 의지했다. 저녁에 들어온 남편은 버틸 걸 버텨야지 바보 같다며 폭풍 잔소리를 했다. "혼자는 병원 못 가냐. 아픈데 왜 참고 있어." 남편이 밉다. 아픈 사람에게 꼭 그렇게 혼내듯이 말해야 하나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휴일에 문 여는 병원을 검색해서 주섬주섬 옷을 입고 갔다. 가는 길에 남편이 사준뜨거운 레몬 차 한잔에 기운이 났다. 병원에서 독감 검사를 하겠냐고 물었지만, 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안 한다고 했다. ..

일상. 에세이 2024.12.29

호사다마에서 배우다

호사다마다. 흔히 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고 한다. 좋은 일에 방해를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호사다마를 제대로 경험했다. 며칠 전 직장에서 업무에 정신없을 때 그간 준비해 왔던 공저 책이 드디어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는 문자를 받았다. 작은 시작이 결실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여행 중이었던 남편이 돌아와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여행담을 나누었다. 직장 동료들과 갔던 여행이 만족스러웠던가 보다. 모처럼 편안하고 밝은 얼굴을 뒤로 하고 노트북 앞에 앉을 때였다."왜 그러지? 명치끝이 너무 아픈데?""체했나 봐. 손끝을 따보면 어때?"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자리에 주저앉으며 신음 소리를 냈다. 벽시계를 올려다보니 밤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조금만 견뎌보겠다고 했지만 살면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기에 ..

일상. 에세이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