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 엄마야! 가을 무가 맛있어서 주고 싶은데 꼼짝 못 하고 있으니 ... .너희 형부가 있었다면 차로 휘리릭 가져다주었을 텐데." 예순이 넘은 둘째 언니의 전화다. 언니는 올여름에 남편을 떠나보냈다. 지금은 서울 집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고 남편 생전에 정붙이고 살던 시골집에 내려가 있다. 언니 말로는 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정리해야 할 물건이나 서류 또는 도시가스 문제 등 처리할 게 많아서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마음 추스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인 듯하다. 스물다섯에 형부를 만나 결혼했고, 자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나이가 들어서도 투닥투닥 하는 것을 보고 나는 어째서 부부 싸움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르냐고 했었다. 젊은 부부들처럼 사랑이 많은가 보다며 놀리곤 했다. 두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