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게으름을 부르는 날이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를 계획하지만, 그 계획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그런 날이다. 바쁜 일상 중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집중하려고 애쓰지만, 자정을 넘겨서야 잠자리에 드는 날이 많다. 간혹 여유 있는 날도 있지만 평소보다 일찍 끝내지도 않는다. 시간이 주는 여유가 게으름을 부르는 것이다.어제는 드물게 온라인 강의도 없고, 일찍 퇴근한 날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총알처럼 집으로 향했겠지만,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다. 분식집에 들러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붕어빵까지 사 들었다. 여유를 부린 덕분에 집에 온 시간은 평상시 퇴근 시간하고 같았다.모처럼 찾아온 여유는 게으름으로 이어졌다. 청소도 정리도 미뤄둔 채 마냥 늘어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