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어머님 식사는 잘하시지요?" "원래 소식하시는 분이라…. 내가 입맛에 맞게 해드리지도 못하기도 하고…." 전화기 너머의 형님 목소리가 기운이 없다. 형님 나이 60이 넘었지만, 시어머님을 모시고 산다. 말할 수 없는 미안함과 죄송한 마음 때문에 전화를 자주 하기도 염치없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만 30년 넘게 근무하던 형님은 몇 해 전에 퇴임했다. 정년퇴직하고 나면 남들은 여행도 다니고 인생 2막을 잘도 시작하던데 내 형님은 퇴직하고 1년 만에 몹쓸 병만 얻었다. 깐깐한 남편 눈치 보느라 여행 한 번 마음 편히 다니지도 못했고,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을 싫어하는 아주버님 때문에 바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외식도 안 하고 살았다. 밥은 꼭 냄비로 지은 밥만 드시는 아주버님이라서 형님 집에 가면 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