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2

아주 보통의 하루,그래서 더 특별한

수요일 점심엔 보통 볶음밥이나 카레, 짜장밥 중의 하나다. 오늘은 볶음밥이다. 갖가지 재료가 듬뿍 들어간 소고기 볶음밥에 순두부 호박국을 먹었다. 든든하게 먹고 휴식을 위해 따뜻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주 하는 생각이지만 직장에서의 점심은 고른 영양과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해 주어서 감사하다. 일과 중 밥 먹는 시간이 가장 좋다. 창밖을 보니 눈이 쌓이고 있다. 첫눈치고 폭설이다. 아침에 남편은 회사에서 눈 치울 일이 걱정이라고 했지만, 나는 강아지처럼 나가서 뛰놀고 싶다. 출근길에 눈 쌓인 나무를 보았다. 아직 단풍이 그대로다. 울긋불긋 낙엽이 아직인데 소복이 쌓여 있는 모습이 생경했다. 하나둘 커피를 들고 휴게실에 모인다. 커피 향이 퍼진다. 카페인을 거부하는 내 몸은 따뜻한 둥굴레차를 좋..

일상. 에세이 2024.11.28

내 손에 쥔 곶감 처럼 특별한

얼마 전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아버지 옆에 엄마도 나란히 있다. 살아생전 늘 함께 했던 것처럼. 추석 때 찾아보지 못해서 시간을 내었다. 문중의 선산은 이제 관리하는 사람도 없나 보다. 명절에만 하는 벌초라서 그런지 잡풀이 무성하다. 선산 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로 주변의 봉분들은 하나 둘 비어간다. 관리가 되는 납골당으로 자손들이 옮겨 간 것이다. 지나다니는 짐승들만이 쓸쓸하게 말벗을 해주고 있는가 보다. 흰머리가 희끗한 막내가 온 줄 알면 왔냐는 말도 못 할 만큼 반가워서 활짝 웃기만 할 텐데. 종가의 장손이었던 아버지는 문중에서 가장 어른이었다. 아버지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어른들도 아버지에게는 늘 깍듯이 예의를 갖추었고 집안의 대소사를 의논하고 허락을 구했다. 작은 아버지들의 도박으로 논 밭을 ..

일상. 에세이 202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