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노릇이 아직도 서툴다. 우리 엄마는 여섯이나 되는 자식을 어떻게 키웠을까. 초등학교에 가기 전 엄마는 나를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는 말을 한 적 있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날에는 ‘진짜 엄마’가 찾으러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작은 김치 항아리를 옮기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박살이 났다. 깨지는 소리가 퍽! 하고 어찌나 무섭던지. 엄마의 불벼락이 떨어지겠구나! 어쩔 줄 몰라 하며 서 있었다. 김치가 흙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김치만 못 먹게 된 것이 아니고 항아리까지 깼으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했다. "아이고! 김치 못 먹게 됐네! 아까워서 어쩌냐!" 실수를 저지르고 나서 혼나겠구나 싶으면 예상 적중이었는데 뜻밖에도 그게 다였다. 책이나 드라마에서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