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걸린 해가 떨어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하다. 서해 끝자락 바다 위에 붉은빛의 길이 만들어진다. 마치 처음 낙조를 본 듯 숨을 멈추고 집중한다. 기어이 바다가 붉은 해를 삼킨다. 그제야 참았던 숨을 쉬며 여기저기 탄식의 소리가 들린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색채에 감탄과 아쉬움의 소리다. "괜찮아 내일도 볼 수 있어" 아이를 달래는 젊은 아빠의 소리에 아이보다 내가 더 아쉬움을 달랬다. 늦잠이 달콤했다. 간밤에 휴일을 믿고 늦게 잠든 탓에 쉬이 잠이 깨지 않았다. 남편은 벌써 준비를 마쳤는지 옷을 차려입고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 강아지까지 함께 하는 나들이라서 이것저것 챙길 것이 많다. 정리 안 된 집안 꼬락서니가 신경이 쓰여 청소라도 하고 집을 나서고 싶지만 참는다. 청소한다고 설치면 남..